테드 창 -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이 책은 마치 컴퓨터 관련 전문 서적인 듯한 제목을 가졌지만 사실은 귀여운 디지언트(가상세계 애완동물)와 인간과의 관계를 다룬 따뜻하면서도 서늘한 SF소설이다.
관계를 지속하려는 노력을 여러가지 것들에 의해 방해받고 또 흔들리면서도 그 노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쉽게 관계의 끈을 놓았던 나의 과거들이 생각나 부끄럽기도 했다. 하지만 금새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관계의 끈을 놓지않으면 새로운 관계 또한 만나지 못하게 되는것이 아닌가? 디지언트도 그랬다. 새로운 세계로 이식하지 못해 기존 친구들을 다 떠나보내고 고군분투하다가 결국 데릭의 디지언트 마르코의 희생으로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을 이어가게 된다. 잘 모르겠다. 어떤 관계를 이어나간다는 것에 대해서.
나는 참 많은 관계를 끊고 또 새로운 관계를 만나면서 살아왔고 살고있다. 쉽게 질리고 또 다시 열정을 발휘하는 내 성향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나의 단점일 수도 있겠다.
이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려면 방법은 하나다. 매 순간의 관계에서 최선을 다하는것. 거짓을 말하지 않는것. 항상 솔직하게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것. 가장 어려운 일이다. 사실 감추는것이 가장 쉽다.
감춰버리면 책임질 것도 어떤 뒤의 일도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래도 나는 매 순간 솔직하게 드러내며 짧을지도 모르는 그 관계에서 최선을 다할것이다 그리고 나의 그 순간은 그리고 또 그들에게 그 순간은 행복한 기억으로 남겠지 그렇다면 그것으로 좋다.
순간을 느끼며 행복하게 살아낸거니까!